“금리가 오르면 주가는 떨어진다.” 자주 듣는 말입니다. 저도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1990년부터의 일별 데이터 9,145일을 받아 실제로 계산해봤습니다. 결과는 제 예상과 반대였습니다. 그리고 그 반대가 최근에 다시 뒤집혔습니다.
먼저 결론부터, 쉽게
숫자를 보기 전에 그림 하나로 정리하겠습니다.

비유하자면 이렇습니다. 금리는 운전자가 아니라 계기판일 때가 있습니다.
차가 빨라지면 속도계 바늘도 올라갑니다. 그렇다고 바늘이 차를 밀어서 빨라진 건 아닙니다. 2000년부터 2021년까지가 그랬습니다. 경기가 좋아지면 금리도 오르고 주가도 올랐습니다. 금리는 경기라는 운전자가 남긴 흔적이었을 뿐입니다. 그래서 둘이 같이 움직였습니다.
그런데 2022년부터 금리가 직접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물가가 문제가 되면서 금리 자체가 뉴스가 됐습니다. 이때 금리 상승은 주식에 곧바로 악재입니다. 주식의 값은 결국 미래에 벌 돈을 오늘 값으로 깎아서 매기는데, 금리는 그 깎는 비율이기 때문입니다. 깎는 비율이 커지면 값은 작아집니다. 그래서 둘이 반대로 움직입니다.
정리하면 이 한 문장입니다.
금리가 주가를 움직이는 게 아니라, 그날 시장이 무엇을 걱정하느냐가 둘의 관계를 정합니다.
말로만 하면 그럴듯한 이야기로 끝납니다. 그래서 아래부터는 실제 숫자로 이게 맞는지 확인합니다. 계산 전에 글을 썼다면 저는 틀린 글을 썼을 겁니다.
어떻게 계산했나
세인트루이스 연준(FRED)의 공개 일별 자료를 썼습니다.
| 계열 | 내용 | 관측치 |
|---|---|---|
| DGS10 | 미 국채 10년물 금리 | 9,160일 (1990-01~) |
| NASDAQCOM | 나스닥 종합지수 | 9,223일 (1990-01~) |
| SP500 | S&P 500 (교차검증용) | 2,514일 (2016-08~) |
매일의 금리 변화폭(%p)과 주가 등락률(%)을 짝지어 상관계수를 구했습니다. 두 자료가 모두 있는 날만 썼고, 휴장 등으로 7일 넘게 벌어진 구간은 제외해 9,145쌍이 남았습니다.
상관계수가 양(+)이면 금리와 주가가 같이 움직였다는 뜻이고, 음(-)이면 반대로 움직였다는 뜻입니다. 흔히 말하는 “금리 오르면 주가 하락”은 음의 상관을 말합니다.
① 36년을 연도별로 늘어놓으니

한 덩어리로 보면 안 되는 그림이었습니다. 시대가 셋으로 갈립니다.
| 기간 | 관측일 | 상관계수 | 의미 |
|---|---|---|---|
| 1990~1999 | 2,500일 | -0.168 | 금리 오르면 주가 하락 |
| 2000~2009 | 2,497일 | +0.312 | 같이 움직임 |
| 2010~2019 | 2,497일 | +0.417 | 같이 움직임 (가장 강함) |
| 2020~2021 | 501일 | +0.266 | 같이 움직임 |
| 2022~2026 | 1,150일 | -0.088 | 다시 반대로 |
2000년부터 2021년까지 22년 동안은 금리와 주가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상식과 반대입니다. 2010년대에는 +0.417까지 갔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이 시기에 금리를 움직인 건 대체로 경기 소식이었기 때문입니다. 경기가 좋아질 것 같으면 금리도 오르고 주식도 올랐습니다. 나쁜 소식이 나오면 둘 다 내렸습니다. 금리는 원인이 아니라 경기라는 같은 원인의 다른 결과였던 셈입니다.
② 그런데 2021년에 끊깁니다
연도별로 보면 전환점이 선명합니다.
| 연도 | 상관계수 |
|---|---|
| 2019 | +0.48 |
| 2020 | +0.39 |
| 2021 | -0.03 |
| 2022 | -0.17 |
| 2023 | -0.12 |
| 2024 | -0.03 |
| 2025 | +0.19 |
| 2026 (8/13까지) | -0.39 |
2020년 +0.39에서 2021년 -0.03으로 한 해 만에 끊어졌습니다. 그리고 2026년 -0.39는 1990년(-0.45), 1994년(-0.47)에 근접한 수준입니다.
최근 250영업일 기준 상관계수는 -0.257이고, 2026년 4월 13일에 0선을 아래로 뚫은 뒤 계속 음수 구간에 머물러 있습니다.
③ 나스닥만의 이야기인지 확인했습니다
나스닥은 기술주 비중이 커서 금리에 민감합니다. 그래서 결과가 나스닥 특성일 가능성을 배제해야 했습니다. S&P 500으로 같은 계산을 돌렸습니다.
| 지수 | 2016~2021 | 2022~2026 |
|---|---|---|
| S&P 500 | +0.354 | -0.098 |
| 나스닥 | +0.302 | -0.088 |
거의 같습니다. 지수 특성이 아니라 시장 전체에서 일어난 변화입니다.
④ 금리가 크게 움직인 날만 뽑아보면
상관계수는 평균이라 감이 잘 안 옵니다. 그래서 10년물이 하루에 10bp 이상 움직인 날만 따로 뽑아, 그날 나스닥이 어땠는지 평균을 냈습니다.

| 구분 | 2010~2019 | 2022~2026 |
|---|---|---|
| 금리 +10bp 이상 오른 날 | 68일 / +0.95% | 69일 / -0.45% |
| 금리 -10bp 이상 내린 날 | 63일 / -1.59% | 59일 / +0.17% |
2010년대에는 금리가 크게 오른 날 주가가 평균 +0.95% 올랐고, 금리가 크게 내린 날 -1.59% 떨어졌습니다. 지금 상식과 정반대입니다. 당시엔 금리 하락이 경기 악화 신호였기 때문입니다.
2022년 이후에는 부호가 뒤집혔습니다. 금리 급등일 -0.45%, 금리 급락일 +0.17%입니다. 표본 수는 두 시기가 거의 같아서(68 대 69일, 63 대 59일) 표본 편중 문제도 아닙니다.
다시 정리하면
맨 앞에서 그림으로 본 이야기가 숫자로 확인됐습니다.
- 경기를 걱정할 때: 금리와 주가가 같이 움직입니다. 금리 하락이 불황 신호로 읽히기 때문입니다. 2000~2021년이 이랬습니다.
- 물가와 금리를 걱정할 때: 금리와 주가가 반대로 움직입니다. 금리 상승이 곧 할인율 상승이기 때문입니다. 1990년대가 그랬고, 지금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금리 오르면 주가 하락”은 틀린 말이 아니라 조건부로 맞는 말입니다. 그 조건이 지난 22년간은 성립하지 않았고, 2021년부터 다시 성립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글에서 계산한 30년물 실질금리가 99.8 백분위라는 사실과 겹쳐 놓으면 그림이 맞물립니다. 실질금리가 역대급으로 높다는 건 할인율이 지배하는 국면이라는 뜻이고, 할인율이 지배하면 금리와 주가는 반대로 움직입니다. 두 계산이 서로 다른 자료에서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다만 이걸 매매 신호로 쓰긴 어렵습니다. 상관계수 -0.257은 제곱하면 0.066입니다. 주가 변동의 약 6.6%만 설명한다는 뜻입니다. 관계의 방향이 바뀌었다는 건 분명하지만, 그 방향으로 주가를 예측할 수 있다는 뜻은 전혀 아닙니다.
오히려 실질적인 함의는 분산투자 쪽에 있습니다. 채권이 주식의 방패 역할을 하려면 둘이 반대로 움직여야 합니다. 그런데 금리와 주가가 반대로 움직인다는 건 채권 가격과 주가가 같이 움직인다는 뜻입니다(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대이므로). 즉 지금은 주식이 빠질 때 채권도 같이 빠지기 쉬운 국면입니다. 2022년에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손실을 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직접 확인하는 법
원자료: FRED – 10년물(DGS10) · 나스닥 종합(NASDAQCOM) · S&P 500
CSV를 내려받아 날짜로 합친 뒤, 금리는 전일 대비 차이를, 주가는 전일 대비 등락률을 구합니다. 두 열의 상관계수를 연도별로 나눠 계산하면 위 표가 그대로 재현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왜 30년물이 아니라 10년물인가요?
30년물은 2002년 2월부터 2006년 2월까지 발행이 중단돼 자료에 구멍이 있습니다. 36년을 끊김 없이 비교하려면 10년물이 적합합니다.
Q. 2026년 수치는 왜 1년치가 아닌가요?
2026년 8월 13일까지의 자료만 반영했습니다. 연말까지 가면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상관계수가 인과관계인가요?
아닙니다. 같이 움직였다는 사실만 말해줍니다. 이 글에서 원인으로 제시한 해석은 숫자가 아니라 제 판단이며, 다르게 읽을 여지가 있습니다.
이 글은 공개된 원자료를 직접 집계·계산한 정보 제공용 분석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수치는 2026년 8월 13일 기준입니다.